파이프 연초 리뷰,
오늘부터 맥 바렌의 HH 시리즈 연초 리뷰를 시작합니다.
맥 바렌 사의 창업주의 이름을 내걸고 만드는 HH 시리즈 연초에 대한 소개와,
리뷰할 HH 시리즈 연초 6종에 대한 개요 소개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위의 링크에서도 소개드렸지만, 맥 바렌 사는 덴마크의 유서 깊은 담배 회사로,
현재는 파이프 연초와 롤링 타바코 연초 등 많은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
HH 시리즈는 창업주 Harald Halberg의 이니셜을 딴 고급 연초 라인입니다.
자, 이제 연초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영광의 첫 타자는 HH 퓨어 버지니아(Pure Virginia)입니다.
버지니아 답게 노란색의 틴입니다.
보통 버지니아는 밝은 노란색, 황금색이 많습니다.
제조사인 맥 바렌의 설명에 따르면,
이 HH 퓨어 버지니아에 북미와 아프리카에서 재배한 버지니아를 담았다고 하며,
담배 본연의 단맛과 풀 내음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상적인 설명입니다.
[연초 정보] (출처 : Tobaccoreviews.com)
이 름 Name |
HH 퓨어 버지니아 HH Pure Virginia) |
제 조 사 Brand |
맥 바렌 Mac Baren |
블 랜 딩 Blend Type |
순수 버지니아 Virginia Straight |
연초구성 Contents |
버지니아 Virginia |
연초형태 Cut |
플레이크 Flake |
가 향 Flavoring |
없음 None |
판매단위 Packaging |
1.75온스, 3.5온스 틴, 16온스 유리병 1.75oz, 3.5oz Tin, 16oz glass |
예쁜 연초 이름입니다. 퓨어 버지니아.
위에서도 설명드렸듯 순수 버지니아 구성으로, 가향 없이
버지니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증기로 쪄서 눌러 담은 핫 프레스드 버지니아(Hot Pressed Virginia)인데,
그 덕분에 플레이크 수분함량이 높은 편이고,
재울 때 풀 때 약간 더 손이 가는 편입니다.
대신 맛은 일반 플레이크보다 더 진하고 좋습니다.
제가 이번에 구입한 틴은 3.5온스로, 약 100그램입니다.
또한 16온스(1 파운드)의 경우, 유럽에는 벌크 연초가 없기 때문에 유리병에 담겨 판매됩니다.
[연초 개요]
틴을 열면 어두운 색깔의 버지니아 플레이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증기로 쪄서 압착한 플레이크 답게 색이 어둡고,
연초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으며, 떼어내기가 힘든 플레이크입니다.
한 장씩 뜯어 내기가 좀 힘이 드는데,
저도 한 장을 온전히 뜯어내지 못하고 결국 찢어서 줄기줄기 떼어 냈습니다.
플레이크를 뜯어 낸 모습입니다.
마치 풀로 붙여 놓기라도 한 것처럼 떼어내기가 힘들게 되어 있습니다.
온전한 형태로 떼어 내려면 약간 건조가 필요합니다.
플레이크를 풀어놓은 모습입니다.
(다음에 플레이크 연초를 푸는 방법에 대해서도 포스팅 한번 해야겠네요)
보시는 것처럼 연초에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게,
윤기가 있어서 굉장히 연초가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벌써부터 침이 고이네요. ^^;
연초 냄새(Pouch Note)가 굉장히 특이한데,
보통 순수 버지니아 연초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케첩 냄새는 약하고,
라면의 분말수프 냄새 같은 게 납니다. 매콤한 냄새가 나지요.
그리고 불도 안 붙였는데 약간의 달콤한 냄새도 있습니다.
[맛과 향]
차링(Charring)할 때부터 고소함이 들어옵니다.
맥 바렌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풀 내음(Grassy)'를 만끽할 수 있는 연초입니다.
건초더미에서 날 법한 풀 내음이 고소하고 진하게 들어옵니다.
풀 내음이 새콤한 과일향과 어우러집니다.
귤에서 느껴지는 새콤함과, 토마토 등에서 느껴지는 새콤함,
건포도 향 같은 향들이 함께 느껴지는데,
고소함과 복합적인 산미가 도드라집니다.
아직 숙성이 되지 않은 탓인지, 단 맛은 대놓고 팡팡 터지지는 않았습니다.
뭐랄까, 고소한 향이 하도 강해서 미뢰가 단 맛을 잡아낼 겨를이 없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과일의 새콤함이 미각으로 느껴질 때,
숨어서 조금씩 존재감을 어필하기는 하는데 뭔가 묵직하고 진하게 밀어 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단 맛은 시간에 좀 더 맡겨봐야겠습니다 ^^;
전체적으로 식물에서 오는 향들의 조화인데,
이 향들이 따뜻한 연무 속에서 어우러 지면 약간 빵의 맛과 향이 납니다.
배 고플 때 피우면 굉장히 반가운 맛이지요 ^^
갓 구운 빵처럼 굉장히 풍부하고 그윽한 향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 연초에서 나는 빵 맛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불을 붙이기 전에 연초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매콤한 느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빵맛에 더해 매콤한 느낌이 들어올 때 한 번씩 재미있습니다.
약간 매콤한 피자빵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랄까요?
그리고 신맛과 매콤함에 더해서 약간의 짠맛이 올라올 때가 있는데,
이 역시도 위에서 말한 피자빵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이지요 ^^
게다가 맛이 꺾이지 않으며, 끝까지 일관된 맛을 유지해 줍니다.
처음 느낌 그대로 끝까지 주욱 밀고 가며, 맛의 변곡점이나 기복이 없습니다.
블렌딩이 단순하거나 순수 버지니아 연초가 으레 그렇듯이 말이지요 ^^
연초의 텅 바잇(Tongue Bite)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으며,
매우 순하게 잘 타들어 갑니다.
하지만 역시 위의 불 관리 파트에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풀어헤쳤을 때 얇고 평평하게 풀어지는 연초라서
재울 때 공간을 좀 두고 헐겁게 재우는 느낌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불 관리 & 잔여 습도]
불 붙이는 데에는 약간 손이 가는 편입니다.
핫 프레스드 플레이크(Hot Pressed Flake)의 특징이지요.
여태까지 제가 리뷰한 연초 중에서는 가장 높은 불 관리 난이도를 갖고 있습니다.
차링 할 때에는 더 천천히, 골고루 꼼꼼하게 불을 대어 줘야 합니다.
차링 시 호흡을 짧게 짧게 하지 마시고 더 긴 호흡으로 차링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불이 꺼질 수도 있으니,
불 관리할 때 날숨을 약간 파이프에 불어넣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챔버 벽이 두터운 몽둥이 파이프를 가져온 이유가 바로 불 관리의 일환인데,
조금 더 빠른 페이스로 태워도 그 열을 다 받아줄 수 있는 파이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천천히 피울수록 맛과 향이 좋습니다.
불을 자주 꺼뜨리더라도 가급적 천천히 태우시기 바랍니다.
재점화가 좀 필요한 연초기 때문에, 마음 편히 갖고 라이터를 가까이에 두세요 ^^
퓨어 버지니아를 다 태운 파이프의 모습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챔버(Chamber) 하단에 습기를 남깁니다.
연초가 가지고 있는 수분의 영향도 있지만,
풀었을 때 거의 평평하게 풀어지는
핫 프레스드 플레이크 연초의 특성상,
재웠을 때 일반 플레이크보다 더 높은 밀도로 재워지기 때문에
통기성이 나빠져서 결로로 인한 습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본 컷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해집니다)
제가 욕심내서 약간 더 빡빡하게 채운 탓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파이프 하부에 남는 습도를 아랫부분의 연초가 머금고
불어서 퉁퉁 불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잘 피우다가 갑자기
'어? 왜 이렇게 안 빨리지?'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십중팔구 이런 경우입니다.
재우기와 불 관리도 그렇지만,
습도를 적게 남기고 피우기 위해서는 경험이 좀 필요합니다.
[룸 노트]
룸 노트는 일반적인 버지니아 연초가 그렇듯,
구수한 풀 내음을 풍기는 담배냄새입니다.
하지만 같은 순수 버지니아 연초인
피터 스토케비의 럭셔리 트위스트 플레이크(LTF)와 같은 가볍고 밀도 낮은 연무가 아니라
조금 더 탄탄하고 무게감 있는 연무입니다.
연초가 머금고 있는 습도만큼이나 조금 더 눅눅하고 무거운 느낌이랄까요.
따라서 룸 노트도 조금은 더 무겁게 깔리면서 남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어느 끽연 모임에나 쉽게 섞여들 수 있는 룸 노트를 갖고 있으며,
불쾌함을 느낄 만한 요소는 전혀 없습니다.
[종합 평가 & 정리]
과연 맥 바렌에서 창업주의 이름을 붙인 만큼, 잘 만든 연초로, '맛있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게 하는 연초입니다.
버지니아의 기본이 되는 것들을 농축시켜서 담은 연초로, '고소한 빵'이라는 한 마디로 압축될 수 있으며,
다만 약간 재우기와 불 관리가 초심자들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겠으나, 버지니아 연초 마니아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항목 | 점수 (Max 10) |
평가 |
맛 & 향 Taste & Flavor |
8 | 버지니아의 정수인 고소함을 농축시켜서 잘 표현하고 있는 멋진 연초입니다 |
재우기 & 불관리 Packing & Burn |
5 | 쪄서 압축시킨 플레이크 답게, 찢어서 재우는 일련의 과정에 손이 좀 더 가며, 재우고 불을 붙이는 데에 약간의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
룸노트 Room Note |
5 | 보통의 고소한 버지니아 냄새, 나쁘지 않습니다 |
연초향 Pouch Note |
7 | 생라면에 스프를 뿌려놓은 듯한, 아주 특이한 냄새를 갖고 있는 친구입니다 |
니코틴 Strength |
6 | 버지니아 중에서는 니코틴이 약한 편은 아니나, 부담없이 피울 수 있는 강도입니다 |
난이도 Difficulty |
7 | 재우기부터 불 관리에 이르기까지, 플레이크 경험이 없거나 플레이크 입문자들에게는 추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까다롭다 할 정도는 아닙니다. |
총점 Total Score |
8 | 하루 종일 물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구수함에, 새콤매콤까지 갖춘 녀석 |
[H의 추천 점수]
빵 맛이 매우 인상적인 친구로 기억에 강하게 남습니다. 높은 품질의 순수 버지니아 연초로, 숙성 후도 매우 기대됩니다. 매수 추천합니다.
위험 | 주의 | 신중 | 매수 | 풀매수 |
리뷰에 사용한 파이프는 위에서도 말씀드린 스탠웰의 2012 크리스마스 에디션 파이프입니다.
볼 때마다 저 은(Silver)을 닦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매번 피우기 바쁘고 닦지는 않네요 ^^;
그럼 리뷰를 여기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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