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입문자를 위한 Tip, 6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파이프에 필터를 끼우는 게 좋을지, 아니면 필터 없이 피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경험을 토대로 제 생각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솔직하게)
주위를 보면
'파이프에도 필터를 쓸 수 있나?'
하는 입문자분들도 계시고,
'파이프에 필터를 끼우는게 좋을까 안 좋을까?'
하는 질문을 하는 입문자 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취미생활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각자의 선택에는 특징이 있고, 장단점이 있고, 개인의 취향이 반영됩니다.
오늘은 그 특징과 장단점 등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로 풀어봄으로써
입문자 분들의 필터 사용에 대한 고민과 망설임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저는 파이프 입문자의 필터 사용을 적극 추천합니다.
입문 단계를 벗어나면 개인의 취향이 생기고, 알아서 판단하게 되겠지요 ^^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가 보통 피우는 파이프를 필터의 사용을 기준으로 구분하면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필터를 사용할 수 없는 파이프
2) 6mm 필터를 사용가능한 파이프
3) 9mm 필터를 사용가능한 파이프
로 분류됩니다.
3가지 파이프를 사진으로 보면서 알아봅시다.
1) 필터를 사용할 수 없는 파이프
리뷰에서 보셨을 제 스탠웰의 플레임 그레인 불독 파이프입니다.
스탠웰은 무필터 파이프가 많습니다. (후술할 3번처럼, 일부 약간 큰 파이프는 9mm 필터 파이프도 있습니다)
스템(Stem)을 뽑아서 테넌(Tenon)이 꽂히는 구멍을 보면,
딱 스템이 들어갈 구멍만 뚫려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2) 6mm 필터를 사용가능한 파이프
역시 제 리뷰에서 보실 수 있는, 사비넬리의 란칠리오토 파이프입니다.
사비넬리에서 나오는 상당수의 파이프는 6mm 발사 필터를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파이프도 그러한데, 6mm 발사 필터를 사용하거나,
혹은 무필터로 사용할 시에는 필터 대신 끼울 수 있는 어댑터도 같이 들어 있습니다.
저는 무필터로 사용하고 있어서 어댑터를 끼우고 있습니다.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플라스틱으로 된 6mm 직경의 빨대같이 생겼는데,
필터를 체결하지 않을 때 빈 구멍을 메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바로 이렇게 말이지요.
이렇게 되면 6mm 필터를 꽂기 위한 공간이 메워지면서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파이프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9mm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필터 없이 어댑터를 꽂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9mm 필터를 사용 가능한 파이프
제 첫 리뷰인 코넬 앤 딜의 존 마(John Marr) 리뷰에서 보셨던
스탠웰의 2012년도 크리스마스 에디션 파이프입니다.
제가 가진 녀석 중에서 가장 멋진 그레인을 자랑하는 놈인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스탠웰의 일부 큰 파이프들은 9mm 필터를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녀석이 바로 그 일례입니다.
보시는 것 처럼 스템을 열어보면 9mm 필터가 들어가도록 스템에 넓은 필터 자리가 파여있고,
스템이 꽂히는 파이프 몸통 부분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넓게 구멍이 파여 있습니다.
필터의 소재에 대해서
자, 그럼 이번엔 필터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볼까요?
(아쉽지만 필터는 지금 제가 사용하지 않는 고로
인터넷 쇼핑몰인 라이타타임에서 빌려 오도록 하겠습니다.)
주로 필터에 사용되는 소재도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종이
2) 나무 필터 (발사* 나무)
3) 숯 필터
*(발사 Balsa)
저는 무필터, 6mm, 9mm 필터 사용 가능한 파이프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위의 3가지 종류의 필터를 모두 사용 했었습니다.
특히 입문 시절에 많이 사용했었고,
새로 파이프를 살 때 들어있는 필터도 꼬박꼬박 다 사용했었습니다.
처음부터 말씀드렸듯이,
저는 파이프 입문자에게 필터의 사용을 적극 추천하는데,
그중에서도 구체적으로는 발사 나무 필터의 사용을 추천합니다.
이유는 아래 나무 필터 설명에서 장점 3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1) 종이
종이 필터는 주로 콘 콥(Corn Cob) 파이프에 사용되는데,
주로 습도를 흡수해 주는 역할을 하고,
필터 본연의 '거르는 기능'은 약합니다.
그냥 종이를 돌돌 말아놓았을 뿐이고,
물리적인 구조로 보아도 필터로서의 큰 기능을 기대하기엔 어려워 보입니다.
2) 나무 필터 (발사* 나무)
나무 필터는 주로 발사(Balsa) 나무로 만들어지며,
6mm와 9mm 필터가 있습니다.
위에서도 보여 드렸듯,
사비넬리 파이프에서는 6mm 발사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파이프가 많습니다.
발사 필터는 위의 사진처럼 생겼는데,
삼각형으로 가공되어 있고, 하나씩 잘라서 쓰면 됩니다.
주요 기능 및 장점은 3가지입니다.
1) 파이프 흡연 시 생기는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
나무 조직의 밀도가 낮아 가벼우며, 조직 사이에 공간이 많은
발사 나무의 특성상 파이프 흡연시 생기는 수분을 잡아주는 능력이 아주 탁월합니다.
2) 연초의 맛과 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필터
필터라기보다는 사실상 나무로 만든 스펀지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수분을 잡아주는 한편,
연초의 맛과 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특장점입니다.
(물론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3) 사용 후 건조, 재사용 가능 (3-5회)
그리고 다른 필터와는 다르게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필터로서의 '거르는' 기능보다는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는 것에 기능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흡수한 수분을 말려서 재사용해도 기능적으로 많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비넬리 사의 발사 필터 매뉴얼에 따르면 대략 5회 정도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제 경험상 연초와 파이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대략 3-5회 정도 재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숯 필터
숯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필터로 많이 쓰이는 소재였죠.
일반 궐련 담배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파이프에도 역시 사용됩니다.
생긴 것도 일반 궐련 담배의 필터와 매우 흡사하게 생겼습니다.
안에 숯이 들어 가 있으며, 수분에 더해 유해물질을 걸러 내는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숯의 특성을 이용해서 유해 물질을 많이 걸러준다고 하는데,
사용해 보면 확실히 연무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순하게 들어오는 느낌이 듭니다.
뭐랄까, 니코틴의 농도가 낮아진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연무에 있는 '알맹이'같은 것이 적어진 느낌도 들고,
연무가 말 그대로 '묽어졌다'라는 느낌이 조금 듭니다.
여기서 제가 한 톨 허세 없는 솔직함으로 말씀드리건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있느냐'
는 질문을 받는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보지도 못 했거니와,
무엇보다 같은 연초의 맛과 향이 필터의 유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러 번 비교도 해 보았지만
(필터를 사용했을 때)
'차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이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의식하는 것에서 오는 차이인지 모르겠다. 따라서 유의차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수없이 하게 될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내린 결론은
'어차피 필터 사용 여부가 연초의 맛과 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감을 더 얻도록 하자'
였습니다.
취미생활은 무엇보다 본인의 만족감이 중요하니까요 ^^
모쪼록 제 포스팅이 여러분의 파이프 흡연 시 필터의 사용에 대한 결정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처음에는 초보자를 위한 간단한 가이드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쓰다 보니 점점 길어져 버렸네요 ^^;
대략 3시간 정도 쓴 것 같습니다.
필터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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