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리뷰,
오늘의 시가는 H. 우프만의 매그넘 50입니다.
이 시가는 제 짧은 이력 중에서 피워본 가장 비싸고, 맛있는 시가입니다.
더군다나 이 시가는 제 가장 친한 끽연 친구로부터 구정 선물로 받아서 리뷰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덕분에 2021년 구정은 평생 잊지 못할 구정이 되었습니다 ^^
리뷰에 앞서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준, 친애하는 젠틀맨 D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페어링은 논 알콜 모히또로 했습니다.
이 날 차를 끌고 나온지라...
[시가 개요]
H. 우프만은 1843년에 독일의 은행가인 헤르만 디트리히 우프만이 쿠바에 설립한 시가 브랜드입니다.
쿠바 혁명과 여러 사건을 거치고, 파산도 거치면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겪은 후,
지금은 쿠바의 국영 기업인 아바노스에서 관리,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바노스의 지분 절반은 영국의 임페리얼 브랜드가 갖고 있습니다.
쿠바 시가 회사의 복잡한 지분관계란 참... ^^;
저도 젠틀맨 D에게서 들어 최근에 알게되었습니다. 지분 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을요.
[시가 정보] - 출처 : 영문 위키
분류 Category |
큐반 (쿠바산) Cuban |
제조사 Brand |
H.우프만 H.Upmann |
이름 Name |
매그넘 50 Magnum 50 |
필러 Filler |
큐반 Cuban |
바인더 Binder |
큐반 Cuban |
래퍼 Wrapper |
큐반 Cuban |
비톨라 (사이즈) Vitola (Size) |
더블 로부스토 (6.25인치 x 50) Double Robusto (6.25in x 50) |
쿠바산 시가로, 래퍼, 바인더, 필러 모두 쿠바산을 사용합니다.
매그넘 50은 더블 로부스토 사이즈인데, 6.25인치로 약 16센티미터입니다.
[초반 1/3 지점]
래퍼 색에서 부터 벌써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게,
잘 관리되고 숙성된 시가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V 커팅을 하고 콜드 드로를 해보니 약간의 짠맛과 함께 풀향과 나무향이 느껴졌습니다.
다행히도 공기는 잘 통했습니다. 딱 적당하게 잘 말린 느낌이네요.
정성스레 불을 붙이니 불을 붙이자마자
소금의 짠 맛, 캐러멜의 달콤한 맛, 구수한 나무향의 3중주가 펼쳐집니다.
솔티 캐러멜과 나무향,으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이 3가지 향이 매우 조화롭게 퍼지는데, 단짠의 조화가 입 안에 감칠맛을 냅니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단 맛과 짠맛의 조화는 어디에서나 통하는 조합인데,
시가에서 고급스러운 단짠을 경험하게 되니 새삼 놀라웠습니다.
연무를 코로 뿜으면 산뜻한 백후추향이 부드럽게 퍼집니다.
코 점막에 큰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굉장히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가끔 매콤한 맛도 입으로 들어오네요.
H. 우프만의 시가는 특유의 짠맛으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이 매그넘 50에서도 맛소금을 떠올리게 하는 짠 맛이 느껴집니다.
과하지 않은 짠맛으로 단 맛과 정말 멋진 조화를 이룹니다.
나무향도 부드러운 나무향이 나는데,
밝은 색의 삼나무에서 나는 듯한 나무향입니다.
진한 향을 갖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단 맛과 짠 맛 사이에 잘 조화를 이루며 한 데 섞입니다.
연무는 바디감이 있는 편입니다.
[중반 2/3 지점]
중반부 즈음 이르러 풋(Foot)이 가까워지면서,
풋에서 올라오는 기분좋은 나무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태껏 시가에서 이렇게 고급스럽고 기분 좋은 나무향은 느껴본 적 없었습니다.
밝은 색의 삼나무향과 참나무향을 섞은 듯한 나무향이 납니다.
짠맛은 계속해서 전면에 드러나 선명하게 느껴지며,
캐러멜향과 단맛은 조금 약해진 느낌입니다.
연무를 코로 뿜었을 때 느껴지는 백후추 향은 은은하게 계속 이어집니다.
후추향이 나무향에 아주 잘 어우러지는 것이, 코로 뿜어도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풋에서 올라오는 나무향 때문에 풋의 냄새를 계속 맡게 되는데,
(으레 제가 자주 하듯)
짠향과 함께 코를 찌릿한 자극과 함께 나무향을 자꾸자꾸 맡게 됩니다.
은은하게 이어지던 후추향이 후반부 들어갈 때 즈음되면 많이 약해집니다.
그래도 입으로는 매콤한 맛이 이따금씩 들어옵니다.
이 때 즈음, 페어링 음료를 추가했습니다.
이 집이 토피 넛 라테가 맛집이라길래 주문해봤습니다.
헌데 뭔가 묽은 느낌이었습니다 ㅠㅠ
처음 한 두 모금은 괜찮다 싶었는데...
[후반 3/3 지점]
슬금슬금 조금씩 올라오던 매콤한 맛이 많이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짠 맛을 좀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맛뿐만 아니라 향에서도 짠 기운이 물씬 올라옵니다
후추향은 여전히 잘 느껴집니다.
초반보다는 많이 약해졌지만 은은한 단맛도 여전히 느껴집니다
초중반에 단짠과 나무향에 밀려서 딱 존재감 정도만 알 수 있었던
견과류의 고소함이 최후반부까지 태우니 진하게 올라옵니다.
제가 보통 이 정도까지 못 태우고 질리거나 흥미를 잃고 시가를 내려놓는데,
이 매그넘 50은 끝까지 놓을 수 없게 하는 진한 견과류 향이 있어 매우 즐겁습니다
이 정도까지 짧게 태웠는데도 탄맛이나 눅눅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말 마지막까지 즐겁고 행복한 끽연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까지 짧게 태우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 녀석은 이렇게까지 태웠네요 ^^
사실 더 태우려다 잡기가 불편했는데, 꼬챙이도 없고 해서 내려놓았습니다.
[종합평가 & 정리]
쿠바산, 그리고 비싼 금액을 떼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더라도 매우 높은 품질에 반할 시가입니다
단 맛과 짠맛, 그리고 고급스러운 나무향의 3박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며 행복한 끽연을 보장합니다
파이프에서 느낄 수 없는, 시가만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하는 시가입니다
[H의 추천점수]
고급스러움, 진하게 느껴지는 맛과 향이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단 맛과 짠 맛, 나무향이라는 제 취향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시가입니다. '풀매수' 추천합니다.
위험 | 주의 | 신중 | 매수 | 풀매수 |
이 리뷰를 친애하는 젠틀맨 D에게 바칩니다.
모두 즐거운 끽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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