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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담배 끽연/파이프 담배 입문하기

파이프 입문자를 위한 Tip (14) - 파이프 연초의 맛이 안 느껴질 때

by 젠틀맨H 202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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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입니다.

 

오늘은 파이프를 아무리 태워도 연초 맛이 느껴지지 않는 분들을 위한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파이프에 입문해서, 매일매일 열심히 연초를 태우고 있지만 아직도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거나,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태우고 있는데도 맛이 안 느껴진다거나,

오프라인 모임에 가서 이것저것 배워보고 있는데도 아직 맛이 안 느껴진다거나... 등등

 

나름 태운다고 열심히 태우는데, 많이 태워도 왜 파이프 맛이 안 느껴지지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헌데 그게 정상입니다. 누구나가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입문 시절에는 맛을 느낄 때보다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어느 날 생각없이 피우다가 슬쩍 맛이 한번 스치듯 지나가서

'어? 방금....?'

하곤 다시 그 맛을 느끼려고 열심히 피우는데, 그 맛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때가 많지요.

 

자, 그럼 과연 파이프 연초의 맛을 잘 느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파이프 연초의 맛을 느끼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3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1) 연소온도

2) 연초관리

3) 컨디션과 후각

 

하나하나씩 알아보죠.

 

 

1) 연소온도 - 차갑게 태워야 맛있다

 

파이프 피우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꺼지기 직전이 가장 맛있다'

 

문장 내용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실제론 그렇지 않거든요)

파이프 끽연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함축해서 담은 문장이라 인용해봤습니다.

 

어쨌든 저 문장은 모든 파이프 끽연자들이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쿨 스모킹(Cool Smoking)의 중요성과 이점을 한 문장에 담은 멋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이 담고 있는 의미는,

담배는 저온에서 연소할수록 맛있다 는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왜 이렇게 쿨 스모킹, 낮은 온도에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는 것일까요?

 

일단 쿨 스모킹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보면

예전부터 많은 파이프 애호가들이 천천히 피움으로 인해 낮은 온도에서 연초를 태우는 것이

맛이 더 좋다는 것을 오랜 경험에 의해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과학적 근거를 찾아봐야겠다 싶어서

쿨 스모킹과 맛의 관계에 대해서 짧은 영어 실력으로 해외 웹에서 정보를 찾던 도중, 한 연구결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출처 : 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16/6/490)

 

미국 암 연구 협회의 1956년 7월 기사 요약본

 

파이프 담배와 일반 궐련 담배의 연소온도와 열분해에 대한 비교분석이 나와 있는,

미국 암 연구 협회의 1955년 연구 자료의 요약본입니다.

 

위의 요약본에 따르면 파이프를 태울 때의 연소온도를 측정한 결과, 섭씨 380도에서 620도 정도로,

470에서 812도 사이에 있는 궐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연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파이프 : 저온에서 연소하며, 불씨보다 더 넓은 범위로 열이 퍼진다, 강한 분해 증류 현상 발생

궐련 : 고온에서 연소하며, 매우 좁은 범위에서 연소한다. 미미한 분해 증류 현상 발생.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분해 증류(Dry Distillation)가 바로 열쇠입니다.

 

분해증류 현상은 연초에 있는 성분을 연무에 녹아들게 만듭니다.

그 성분이라 함은 연초가 갖고 있는 맛과 향이겠지요.

 

궐련의 경우, 고온에서 연소하면서 연초에 있는 맛과 향이 함께 타버린다고 합니다.

 

 

어쨌든,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면

 

뜨겁게 태우면, 맛과 향도 같이 타버리니 천천히 살살 태우자

 

가 되겠습니다.

 

 

 

 

 

2) 연초 관리 - 최적의 관리 습도를 찾자

 

연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많은 포스팅으로도 다뤄왔었죠.

 

사실 파이프 연초는 시가와는 다르게 한번 말라 버려도 다시 재가 습해서 살려낼 수 있기 때문에,

시가보다는 관리의 부담이 적긴 합니다.

 

'한번 말라버린 연초는 맛이 이미 가버려서 별로다'

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것에도 그다지 동의하진 않습니다.

 

물론 그런 연초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초들은 그렇지 않음을 저는 경험했습니다.

일부러 플레이크 한 두 장 정도 일부러 바짝 말린 다음, 다시 가습 해서도 피워봤는데

여태까지 경험상, 한번 마른 연초가 다시 살아났을 때 맛이 그다지 죽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자, 어쨌든 연초의 맛을 맛있게 살리기 위해서 적정한 수분은 필요합니다.

 

그래야 연초에 있는 수분이 끓어서 기화하면서 연초에 있는 맛과 향을 운반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연초의 연소 형태는

연초가 직접 타는 것보다 연초에 열이 닿고, 그로 인해 연초가 머금고 있는 수분이 끓어오르면서

생긴 증기에 연초가 가진 맛과 향이 녹은 채로 입 안으로 들어오는, 그런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건식 증류 혹은 분해 증류인 'Dry Distillation'이 정확히 어떤 메커니즘인지는

조금 더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적정 습도의 연초가 가장 좋은 맛을 낸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올 초에 침대 깊숙이 김장 담근 연초들. 미개봉 상태로 잘 보관해놓았습니다

 

자, 그에 더해서 연초의 적정 습도란 너무 건조하지 않은 상태는 물론이고,

너무 축축하지 않은 상태, 과습 되지 않은 상태도 의미합니다.

 

입문자들이 파이프 연초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원인에는 피우는 방법이 어려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연초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 점도 꽤나 큽니다.

 

연초가 말라 버리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은 나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도가 지나쳐서 너무 연초를 축축하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건조한 것보다는 과습이 낫습니다.

대신 과습 된 연초는 피우기 전에 살짝 말려서 피우기에 적절한 습도로 맞춘 다음, 피워야 합니다.

 

 

 

 

 

3) 컨디션 

미각이라는 것은 후각에 기반한 감각인 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눈을 가린 상태에서 코를 막고 양파와 사과를 구분하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지요.

 

후각과 미각이 민감한 날이면 우리는 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미각과 후각은 날카롭지가 않죠.

 

때로는 피곤한 날도 있을 것이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거나 해서

미각과 후각이 둔하거나, 상한 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날에는 연초의 맛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다른 연초를 돌려가면서 피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생물 파트에서 우리는 후각세포가 굉장히 지치기 쉬운 세포라는 것을 배웠던 거, 기억하시나요?

 

우리 코는 냄새를 잘 맡다가도 곧잘 아무런 냄새도 맡지 못하게 되곤 합니다.

그 때문에 한 가지 맛과 향에 지치거나, 이미 적응해서 무감각해져 버린 코와 혀를

다른 맛과 향으로 자극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파이프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보통 한 두 가지 연초를 사서 계속 그것만 피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잘 피우셔서 그 한 두가지 연초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면 여러 연초를 돌려가며 피우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맛과 향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사람에 따라서 잘 느끼는 맛과 향이 약간씩 다르기도 하니까요.

 

만약 연초를 이것저것 피우기가 힘든 상황이면, 이런저런 음료를 페어링 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미각과 후각을 연초가 아닌 다른 것으로 자극하며 미뢰를 씻을 수 있으니까요.

 

 

파이프/시가 피울 때 음료 곁들이기(페어링) (1) - 음료 페어링이란?

파이프 담배 즐기기,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파이프를 피울 때의 음료 곁들이기(Pairing)*입니다. * 블루투스 페어링과 같습니다. '짝을 지어 주다' 정도의 뜻이지요 파이프나 시가를 피울 때에는,

husky-h.tistory.com

 

일전에 페어링에 대해서 다룬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하다못해 맹물이라도 페어링 하더라도 끽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몸의 전체적인 컨디션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제 경우에도 몇 년간 끽연을 즐겨오면서 일정 스킬이 갖춰지고 난 다음에도

같은 연초를 피우는데도 맛이 둔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는 것을 느낍니다.

 

제 경우에는 희한하게도 수면 부족으로 좀 피곤한 날에는 맛이 잘 느껴지더군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우리 몸에 있는 수많은 인자들에 의한 변수들이 연초의 맛과 향을 느끼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런저런 날에 각각 피워보면서 맛과 향을 찾아가는 경험을 쌓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홍차, 페어링하기에 참 좋은 음료입니다

 

자, 오늘은 글만 주욱 늘어놓는 좀 재미없는 포스팅이었습니다.

그래도 연초 맛을 잘 못 느껴서 답답하다는 입문자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정보라 생각합니다.

 

사실 위에 있는 정보들은 사실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서 동호인들과 끽연 선배들에게 파이프를 배우다 보면

정보로서의 가치도 없는 것 입니다만, 인터넷을 검색하며 파이프를 배우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팅을 여기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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