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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 담배 끽연/파이프 담배 즐기기

브라이어 파이프 킷으로 나만의 파이프 만들기 - 브라이어 키트란?

by 젠틀맨H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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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H입니다.

 

만약 어디를 보아도 내가 갖고 싶은 모양의 파이프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생긴 파이프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끝에

'없으면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나도 파이프를 만들어 보고 싶다'라든지,

'내가 만든 파이프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한

브라이어 파이프 킷(Briar Pipe Kit)'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이프 애호가들은 주로 킷, 혹은 키트라고 많이들 하는데, 

파이프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파이프는 (주로) 브라이어로 만들어지니까

앞은 다 생략하고 '킷', '키트'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국내에서는 킷이라기보다 주로 '키트'라고 많이 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어 파이프 킷이란?]

 

킷(Kit)은 일반적으로 DIY 같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세트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조립용품 세트 같은 것을 이야기할 때 킷이라고 많이 하는데,

 

브라이어 파이프 킷은 

'깎아서 본인의 파이프를 만들 수 있도록 만든 DIY 파이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우엔의 에바우(Ebau) 2 킷, 풀벤트 형 킷입니다

제가 이번에 깎은 바우엔의 에바우(Ebau) 2 킷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챔버와 연도가 뚫려 있고,

스템이 꽂혀있는 상태의 브라이어 블록이 바로 킷입니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모양으로 깎기만 하면

DIY 파이프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많은 회사에서 브라이어 파이프 킷을 만들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제가 구입한 바우엔과, 사비넬리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사비넬리보다 바우엔이 조금 더 저렴합니다.

 

사비넬리 킷이 좀 더 크기 때문에 큰 파이프를 원하신다면 사비넬리 킷을 구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링크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되는데,

포스팅 시점을 기준으로 제가 깎은 바우엔의 에바우 2는 품절입니다.

 

 

[VAUEN EBAU 1]

 

www.lightertime.co.kr

 

 

[VAUEN EBAU 2]

 

www.lightertime.co.kr

 

 

[Savinelli Hobby Dritta]

 

www.lightertime.co.kr

 

 

[Savinelli Hobby Curva]

 

www.lightertime.co.kr

보시는 것처럼 보통 스트레이트와 벤트 타입으로 나누어지는데,

스트레이트는 두 제조사 모두 별 차이 없이 챔버와 연도가 직각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벤트 타입의 경우, 바우엔이 연도가 좀 더 휘어져 있는 풀 벤트 타입입니다.

사비넬리는 스템도 그렇고, 연도 각도도 좀 더 완만하게 휘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깎기도 더 편하고, 클리너도 잘 들어갑니다.

 

[쁠라또(Plateau)와 에보숑(Ebauchon)]

 

브라이어 블록에는 2가지 타입이 있습니다.

바로 쁠라또(Plateau)와 에보숑(Ebauchon)으로, 모두 프랑스어 단어입니다.

 

쁠라또는 고원, 고원 등의 뜻을 가진 단어인데,

생물에서 '상피 세포의 가장자리'라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아,

밑에서도 보시겠지만 브라이어의 가장자리, 표면이라는 뜻으로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보숑은 아예 파이프용 용어입니다.

'초벌로 깎은 브라이어 파이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사비넬리와 바우엔의 킷은 모두 에보숑 타입으로,

쁠라또보다 저렴한 타입의 브라이어 블록으로 만들어진 킷입니다.

 

바우엔의 에바우(Ebau)*라는 킷 이름도 이 에보숑(Ebauchon)의 앞에서 따온 것입니다.

*독일 회사라 'Ebau'를 '에바우' 라고 표기했습니다.

 

 

쁠라또와 에보숑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브라이어에 대한 이해가 조금 필요한데,

아래 보시는 사진이 바로 파이프의 소재인 브라이어입니다.

 

파이프의 소재가 되는 브라이어, Erica Arborea라는 식물의 뿌리 부분입니다

이렇게 생긴 것으로, Erica Arborea라는 나무의 뿌리 부분입니다.

보면 표면에 오돌토돌한 것이 보이시죠? 중심부에서 방사형으로 뻗어져 나온 물관입니다.

이것을 세로로 자르면 그레인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을 저 오돌토돌한 표면이 위로 가도록 자르면 이렇게 보이게 됩니다.

 

쁠라또(Plateau) 타입의 브라이어 킷의 측면을 찍은 모습, 그레인이 꽤 괜찮게 올라온 편입니다

이 단면을 보시면 바로 이해가 쉽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저 물관의 단면이 바로 흰색 실 모양의 그레인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브라이어의 겉표면은 그레인이 예쁜 쁠라또를 만드는 데에 사용됩니다.

쁠라또를 자르고 난 다음, 

남은 안쪽의 브라이어 덩어리는 가능한 한 많은 브라이어 블록을 만들 수 있도록

그레인 결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 자투리가 남지 않도록 이리저리 잘라내게 됩니다.

 

따라서 깎았을 때 아름다운 그레인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바우엔 에바우2 킷을 깎은 모습,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잘려 있어 버드아이가 피었네요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저 버드아이는 세로로 자르면 나오는 그레인의 단면입니다.

에보숑은 그레인보다는 브라이어 블록을 많이 깎아내기 위해서 나무의 결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많이 잘라내는 방식이다 보니, 그레인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킷을 깎기 위해 필요한 공구]

브라이어는 매우 단단한 나무입니다.

따라서 깎기 위해서는 공구가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필수 공구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은데,

대략의 제작과정과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1) 톱

실톱과 줄톱 등을 사용하며, 브라이어 블록의 큰 모양을 잡고 각을 치는 데 사용합니다.

좋은 톱이 있으면 빠르고 깔끔하게 자를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톱을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스탠리의 실톱입니다. 아주 잘 잘려서 만족합니다

 

2) 줄

톱으로 쳐낸 각에서 본격적으로 둥근 모양으로 만들기도 하고

기타 구석구석을 조금씩 깎아내며 세밀 묘사를 시작하는 과정에 씁니다.

 

100에서 200방 정도의 줄이 좋은데, 커다란 줄을 사도 좋지만,

프라 모델 등 작은 공예품을 가공하기 위한 가는 줄을 사면

삼각, 사각, 반원 등 다양한 모양이 있어서 세밀한 가공을 하는 데에 좋습니다.

 

3) 사포

줄로 거친 부분을 다듬고 나면 본격적으로 깔끔한 표면을 만들기 위해

고운 사포로 다듬어야 합니다.

줄이 잘 안 들어가는 곳이 있다면, 거친 사포를 나무젓가락 등에 감아서

줄 대신에 모양을 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100에서 1000방 정도의 사포를 200방 정도의 간격을 두고 구비하면 좋습니다.

 

사포와 줄입니다. 주변의 화방에 가시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킷을 깎기 위한 기본적인 공구였습니다.

 

 

물론 연필 깎는 커터칼로도 조금씩 깎아서 모양을 만드는 분도 있습니다.

 

'킷 상태로 피우면서 짬 날 때 조금씩 깎는다'며 커터칼로 조금씩 깎는 분들이 계시는데,

깎는 효율보다는 느긋하게 조금씩 조금씩 깎겠다는 분들은 이 방법도 괜찮겠지요.

 

저도 예전에 킷 상태로 피워본 적이 있는데... 

무거워서 힘이 들더군요. 한 번 피워보고 다 깎아버렸습니다.

 

[브라이어 파이프 킷의 매력]

 

언뜻 봤을 때에는 비용 면에서 기성 파이프를 구입하는 것보다 킷의 가격이 저렴하지만,

완성도와 품질 측면은 차치하더라도,

인건비와 공구를 구비하기 위한 비용을 모두 포함한다면 비용 면에서는 오히려 손해입니다. ^^;

 

킷의 매력은 비용이 아니라

'본인만의 파이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과정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파이프를 깎는 즐거움, 무언가를 만든다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그 결과로 내가 생각하는 파이프가 만들어서 나오는 것이지요.

 

완성된 파이프를 피우고 있노라면, 뿌듯함이 굉장히 큽니다.

 

젠틀맨 H의 킷 1호, 육각형의 판넬 파이프입니다

제 경우는 원래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패널(Panel) 타입의 파이프를 갖고 싶은데,

잘 없다 보니 킷을 깎게 된 케이스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이렇게 생긴 파이프를 갖고 싶은데 없어? 내가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한 사람이지요.

 

제작중인 킷 2호, 오각형인 펜타곤입니다

만드는 것은 쉽지 않고, 만들다 보면 이런저런 어려움도 많지만

본인만의 파이프는 볼 때마다, 피울 때마다 굉장한 만족감을 줍니다.

 

킷을 깎는 과정은 나중에 특집으로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1호 파이프 제작과정이 이미 5부작으로 기획되어 있네요. ^^;

 

 

오늘은 자신만의 브라이어 파이프를 깎아서 만들 수 있는

브라이어 파이프 킷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포스팅을 여기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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