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입니다.
오늘은 파이프 담배 입문자를 위한 파이프를 고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전에 입문자를 위해 정리한 H의 입문 셋 추천 글에도 녹아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우선 예산 금액별로 묶어서 세트를 완성해서 드렸기 때문에
'왜 이 파이프가 입문에 적절한가'에 대한 설명은 생략했었습니다.
따라서 입문자들이 파이프를 고를 때 알면 유용한 지식인
파이프 담배 입문자들이 입문할 때 고르면 좋을 파이프들의
공통적인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시간입니다. (특징 혹은 '조건'이라고 해도 좋겠네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파이프는
피우기 조금이라도 쉽고, 청소와 관리가 조금이라도 쉬운 모양의 파이프입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입문자용 파이프는
대개 아래와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1) 직선을 이루는 연도
2) 130mm 이상의 긴 파이프
3) 18mm 이상의 직경을 가진 넓은 챔버
4) 아크릴 스템
5) 필터 사용 가능
위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파이프라면,
그와 반대되는 조건을 가진 파이프보다 피우기와 청소, 관리가 수월한 파이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자, 그럼 이 조건은 무엇에 근거해서 나온 것인지,
그리고 파이프의 사양(스펙 Spec)을 보는 법을 함께 알아보면서,
그에 맞는 파이프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직선을 이루는 연도
챔버부터 스템까지, 연도가 직선을 이루게 되면 청소가 매우 편리합니다.
다 피우고 난 다음 파이프 클리너를 꽂기가 매우 쉬워지기 때문이지요.
연도가 직선을 이루는 파이프에 클리너를 꽂은 사진을 보실까요?
사진에 있는 파이프는 빌리아드(Billard) 형태의 파이프로,
대표적인 직선 형태의 파이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쉽게 클리너가 들어가고, 클리너를 다시 뽑아내기도 쉽습니다.
클리너를 구부리거나 비틀어 돌리면서 꽂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청소가 매우 간편합니다.
연도가 만약 많이 휘어있는, 벤트(Bent) 형 파이프의 경우,
특히 많이 휘어져 있는 풀 벤트(Full Bent) 형의 파이프는 클리너를 꽂기가 난해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파이프는 벤트형 파이프로, 클리너를 꽂으려면
스템 입구에서 한번 꺾이면서 내려가야 하고, 연도를 거쳐 챔버 바닥에 갈 때 즈음
다시 한번 꺾이면서 올라와야 합니다.
클리너를 꽂는 것을 클리너 패싱(Cleaner Passing)이라고 하는데,
이 클리너 패싱이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이보다 더 휘어 있는 풀 벤트 타입의 경우, 클리너 패싱이 더 어려워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클리너가 잘 들어가지 않으면, 스템을 뽑아서 청소해줘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파이프가 다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다 식지 않은 파이프의 스템을 무리하게 뽑으려 하다간, 스템이 부서져 파이프를 못 쓰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포스팅, 파이프 관리 심화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초보자에게는 곧은 연도를 가진 파이프가 청소하기 쉬워, 적합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연도가 곧은 파이프는 파이프의 외관에서 바로 드러나기 때문에,
딱히 파이프의 스펙까지 보지 않아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2) 130mm 이상의 긴 파이프
파이프에 담긴 연초가 타면 당연히 뜨거운 연무가 나오게 됩니다.
이 뜨거운 연무는 챔버(Chamber) 하단과 연도, 스템을 지나면서 조금씩 식게 되는데,
때문에 연도가 길 수록 조금 더 식은, 낮은 온도의 연무가 입에 들어오게 됩니다.
해외 포럼에 따르면, 보통 흡연자의 입에 들어오는 연무의 온도는
화씨 88도에서 108도, 즉 섭씨 약 31도에서 42도 정도라고 합니다.
섭씨 31도에서 42도 정도면 원래 그냥 피우기에도 화상을 일으키거나
'뜨겁다'라고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연초가 타들어 가고 챔버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불은 연도가 시작되는 부분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이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연도를 통해 입에 들오는 연무를 식혀 줄 필요가 있겠죠.
연무의 온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텅 바잇(Tongue Bite)의 위험도 줄어들고,
보다 쾌적한 끽연이 가능해 지기 때문에, 연도는 가능하면 긴 편이 좋습니다.
물론 길면 길수록 좋겠지만, 무작정 가능하면 긴 파이프를 고를 수는 없기 때문에,
대략 130mm 이상의 길이를 가진 파이프를 추천합니다.
3) 18mm 이상의 직경을 가진 넓은 챔버
길게 설명할 여유가 없을 때, '너무 싼 파이프로 입문하지 말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입문 시에 싼 파이프를 고르다 보면, 필연적으로 '작은 파이프'를 만나게 됩니다.
작은 파이프는 연도가 짧은 것은 물론이고,
담배가 들어가는 연소통, 챔버(Chamber)도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불 관리 난이도를 올리는 주원인이 됩니다.
챔버가 작으면 불이 붙는 면적이 좁아지게 되고, 때문에 불이 꺼지기 쉬워집니다.
불이 자주 꺼지게 되면 재점화를 계속해야 하고,
불을 붙일 때 높은 온도의 연무와 불의 열기가 자주 입에 들어오다 보면
텅 바잇(Tongue Bite)의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챔버가 넓은 파이프는 피우기 쉽고, 불 관리가 편한 파이프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챔버 직경이 18mm 이상인 파이프를 추천합니다.
4) 아크릴 스템
스템의 재료는 많지만, 대표적인 2가지로 에보나이트(Ebonite) 스템과 아크릴 (Acryl)을 들 수 있습니다.
에보나이트는 고무를 딱딱하게 만든 경화 고무인데,
고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로 물면 살짝 폭신한 느낌으로, 편안함을 줍니다.
반면 아크릴은 우리가 보통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틱과 비슷한 종류라
이로 물면 딱딱하고, 세게 물면 치아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에보나이트 스템의 편안함을 뒤로하고 아크릴 스템을 추천하는 이유는
바로 에보나이트 스템의 황변 때문입니다.
처음엔 반짝반짝하고 깔끔했던 검은색 스템이 위의 사진과 같이 황색으로 물들면서
겉 표면에 이물질 같은 것이 생기게 됩니다.
피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으나, 우선 미관상 좋지 못하고 찝찝합니다.
파이프에 대한 흥미를 떨어 뜨릴 수 있고,
청소한답시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다가 스템을 망가뜨리는 일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황변이 없어서 관리가 편한 아크릴 스템을 추천합니다.
5) 필터 사용 가능
필터에 대한 이야기는 일전의 포스팅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필터를 사용하게 되면 연무를 식히고,
연무에 있는 자극적인 성분들을 거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필터가 있으면, 없을 때 보다 편안하게 피울 수 있으며,
텅 바잇의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수분을 흡수해서 파이프의 청소를 쉽게 하고,
파이프의 수분을 말리는 데에 드는 시간을 줄여서
파이프를 맛있게 피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만약 나중에 파이프에 익숙해져서 필터를 쓰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무 필터 타입의 파이프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댑터를 끼우면,
필터가 들어가는 빈 공간을 메꿔서 무 필터 타입 파이프로 사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 필터를 사용할 수 있는 파이프로 입문해서
쉽게 파이프를 피우다가, 파이프 끽연에 익숙해지면 어댑터를 끼우고 필터 없이 피우면 되는 것이지요.
입문 시기에는 하나라도 더 장비의 도움을 받아서 피우는 것이 좋으니 말입니다^^
파이프 사양(스펙) 보는 법
자, 그럼 파이프 사양을 보는 법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조건들을 다 갖춘 파이프를 고르기 위해서는 스펙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사실 복잡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림과 함께 파이프의 치수가 적혀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도 라이타타임에 있는 자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별 다른 설명 없이도 조금만 보시면 다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한번 볼까요?
A : 챔버 외경입니다. 27mm입니다.
D : 챔버 내경입니다. 18mm입니다.
적절한 사이즈로군요.
A - D를 하게 되면, 챔버 벽의 사이즈를 대략 알 수 있습니다.
27 - 18 = 9mm입니다. 나누기 2를 하면 대략 4.5mm가 챔버 벽 두께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챔버 외경은 볼(Bowl)의 형태에 따라서 치수가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챔버 벽 두께는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입문 단계에서는 챔버 벽이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좋습니다.
C : 파이프의 길이입니다. 137mm라고 되어 있네요.
130mm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는군요.
만약 일자형으로 곧은 파이프라면 130mm 이상이어야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만,
그림의 예시와 같이 약간 휘어있는 파이프의 경우는 연도가 대각선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C 치수보다 실제 연도가 더 긴 경우가 많겠지요.
B : 챔버의 높이입니다. 40mm로군요.
챔버 높이도 높으면 좋습니다. 대략 35mm 이상의 녀석을 고르시면 좋습니다.
자, 그리고 그림 밑에 보시면 '무필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파이프는 필터 없이 사용하는 파이프입니다.
만약 필터를 쓸 수 있다면 주로 사용하는 7mm 필터, 9mm 필터 사용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아쉽게도 위에는 스템의 종류는 적혀 있지 않지만,
사진을 보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플라스틱처럼 반짝이는 표면을 갖고 있으면 아크릴 스템이고,
플라스틱보다 광이 적은, 혹은 무광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에보나이트 스템일 확률이 높습니다.
대개 양산 파이프 제조사들은 아크릴 스템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아크릴 스템일 확률이 높지만, 스템 재질은 매장에 문의해서 확인 한 다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포스팅에 있는 내용을 보고 나면
입문자에게 맞는 파이프를 고르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입문부터 풀 벤트 타입의 필터 없는 작고 짧은 파이프로 시작해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작할 때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파이프를 피우면서 파이프에 익숙해지려면
위에 써놓은 조건들을 만족하는 파이프가 보다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파이프 담배에 입문하시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더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덧글 달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글을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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