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연초 리뷰,
이번에 리뷰할 연초는 코넬 앤 딜의 캐롤라이나 레드 플레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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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이나 레드 플레이크는 코넬 앤 딜의 연도 한정으로 생산되는 스몰 배치(Small Batch) 시리즈의 연초로,
2016년에 최초 발매되었고, 그 뒤로 해마다 한정판으로 발매되고 있습니다.
스몰 배치 시리즈의 또 다른 연초로는 지난번에 리뷰했던 선 베어가 있는데,
스몰 배치 시리즈는 해마다 적게는 4,000틴, 많게는 이번처럼 10,000틴 정도를 발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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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발매한 분량을 구입했으며, 틴 하단에 적힌 제조일자는 2020년 9월 14일입니다.
하지만 이미 5년이나 숙성이 된 연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숙성으로 인한 유의미한 변화는 없을 듯합니다.
[연초 정보] (출처 : Tobaccoreviews.com)
이 름 Name |
캐롤라이나 레드 플레이크 Carolina Red Flake |
제 조 사 Brand |
코넬 앤 딜 Cornell & Diehl |
블 렌 딩 Blend Type |
순수 버지니아 Straight Virginia |
연초구성 Contents |
버지니아 Virginia |
연초형태 Cut |
플레이크 Flake |
가 향 Flavoring |
없음 None |
판매단위 Packaging |
2온스 틴 2oz Tin |
순수 버지니아 연초로, 가향 없는 버지니아 연초만을 사용합니다.
미국에서 재배한 D1A, D1F 등급의 최고등급(Top Grade) 버지니아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2020년 이전 버전은 'L2DH-0-15', 당 함유량 10.49%,
2020년 이후 버전은 'SM2-18', 당 함유량 8.33%의 버지니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연초의 당 함유량을 보시면 알겠지만, 당이 약간 더 높아서인지 사람들은
2019년까지의 생산분이 2020년에 발매한 것보다 더 좋다고 합니다.
저는 2019년 이전분은 아직 맛을 보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경험해 보고 싶군요.
연초에 써진 등급이 생소한 용어인데,
코넬 앤 딜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레드 버지니아의 등급으로,
담배 줄기의 어떤 부분에서 수확했는지(Stalk)와 연초의 색상, 당의 함유량 등으로 결정된다고 합니다.
상등품의 레드 버지니아는 담배의 꼭대기, 위에 있는 잎을 수확한 것을 숙성시켜서 사용하고,
더 어두운 빛깔을 띤다고 합니다.
정리해보자면 L2DH-0-15와 D1A, D1F 등은 코넬 앤 딜에서 버지니아를 분류할 때 사용하는 등급으로 보이네요.
자세한 것은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 관계로 더 공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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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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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크 연초라지만, 연초 틴을 열면 거의 브로큰 플레이크에 가까운 연초가 나옵니다.
코넬 앤 딜의 연초는 플레이크든 브로큰 플레이크든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둘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플레이크 연초가 많이 푸석푸석하게 갈라지고 흩어진 형태로 나옵니다.
연초의 촉감은 푸석푸석해서 마치 지푸라기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은은한 새콤한 향이 나는데, 약한 케첩 냄새를 떠올리게 하는 냄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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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크를 풀어놓은 모습입니다.
푸석푸석한 질감이기 때문에 매우 쉽게 잘 풀어지고, 한 번만에 세세하게 다 풀어버릴 수 있습니다.
연초의 부피감도 있는 편이어서 파이프에 쉽게 재울 수 있습니다.
[맛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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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링 하는 순간 약간의 고소함을 품은 풍부한 건초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우고,
깜짝 놀랄 정도의 선명한 단 맛이 혀에서 느껴집니다.
건초향이 품고 있는 달콤한 향도 매우 강해서, 중간중간 볼을 코 밑으로 내리고 향을 맡게 됩니다.
단 맛은 전형적인 버지니아 연초의 단 맛인데,
브라이트 버지니아(Bright Virginia) 특유의 산뜻하면서도 가벼운 단 맛입니다.
앞서 단 맛이 선명하다는 말을 했는데, 맛이 선명하게 느껴지지만 강도는 많이 높지 않습니다.
맛 자체가 강하진 않지만, 시각적으로 비유하자면 마치 선명한 색으로 그어놓은 가느다란 선을 보는 느낌입니다.
가느다란 선이지만 분명히,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이는 느낌이지요.
이 단 맛은 설탕의 단 맛이라기보다는 보통 '버지니아의 단 맛'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나마 우리가 먹는 것들 중에서 비슷한 것을 꼽자면 양파를 캐러멜처럼 졸였을 때 나는 맛이나,
밥알이 입 안에서 오래 남아있을 때 나는, 식물이 주는 자연의 단 맛을 강하게 한 맛이라고나 할까요?
이 '버지니아의 단 맛'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흔히들 쓰는 표현이지만,
제가 느끼고 표현하는 단 맛이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동일한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이 단 맛은 천천히 피우면서 맛을 잡아내기 위한 노력을 하면 할수록 잘 느껴집니다.
따라서 천천히 조금씩, 홀짝이듯이 살짝살짝 연무를 맛보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맛을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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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맛과 마찬가지로 고소한 맛 역시 곡물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연하지만 자연스러운 식물성의 고소함이 느껴지는데
보리, 옥수수 등에서 느껴지는 고소함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고두밥으로 지은 보리밥, 약간 졸이듯 쪄낸 찐 옥수수에서 나는, 건조하면서도 눌어붙은 고소함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고소함이 느껴질 때 강하진 않지만 빵의 맛도 함께 느껴집니다.
단 맛과 고소한 맛에 더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톡 쏘는 감귤향입니다.
코넬 앤 딜의 브라이트 버지니아에서 선명하게 느껴지는 다른 감귤향처럼 많이 쏘지는 않지만,
절제된 가운데서 은은하면서도 확실하게 상큼한 향이 단 맛 사이에서 도드라질 때가 있어서 심심하지 않습니다.
또한 피우는 중간중간 잔향에서도 은은하게 상큼한 감귤향이 감돕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피터슨(구 던힐) 플레이크가 버지니아 연초의 교과서라고 불리는데,
저는 이 연초가 던힐 플레이크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맛도 더 잘 느껴지며, 단 맛도 더 강하고, 향들도 더 선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같은 브라이트 버지니아라는 점을 놓고 봐서 비교해 보자면 이 캐롤라이나 레드 플레이크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한 가지 비교를 더 해보자면 같은 코넬 앤 딜의 대표적인 순수 버지니아 연초인 오프닝 나잇과 비교해볼 수 있는데,
역시 엄선한 버지니아로 만든 연초라 그런지 오프닝 나잇보다 더 뛰어난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오프닝 나잇에서는 브라이트 버지니아의 톡 쏘는 감귤향이 강했는데,
캐롤라이나 레드 플레이크는 감귤향이 조금 더 무겁게 정제되어 약해졌고,
단 맛이 더 많이, 선명하게 잘 느껴집니다.
바닥까지 태우면서 맛이 꺾이지 않으며, 처음 느껴졌던 맛이 그대로 끝까지 이어집니다.
텅 바잇(Tongue Bite)의 위험성은 아주 약하지만,
너무 빨리 피우면 당(Sugar)에 의한 텅 바잇 위험성이 조금은 있습니다.
니코틴 강도는 의외로 순수 버지니아 연초답지 않게 약간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버지니아 연초 중에서 약간 있는 편이지, 큰 부담은 없습니다
[불 관리 & 잔여 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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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연초라서 불 관리가 마냥 쉬울 것 같지만, 막상 차링 해보면 의외로 그렇지 않습니다.
차링하는 순간부터 연초가 부풀어 오르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차링 이후에도 재(Ash) 층 밑에 있는 연초에 불이 내려 가면서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몇 번을 탬핑해서 안정화를 시켜준 다음, 피워야 합니다.
그렇게 불을 안정시키고 나면, 그때부터는 거의 재점화를 하지 않고 바닥까지 태워내려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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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연초를 태운 파이프의 모습입니다.
깔끔하게 타서 습기가 거의 남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정도면 하나도 안 남는다고 봐도 될 정도지요.
마무리까지 깔끔합니다.
[룸 노트]
룸 노트는 옅은 편입니다.
원래 순수 버지니아 연초가 대개 그렇지만, 브라이트 버지니아의 경우는 더더욱 가벼운 룸 노트를 가지지요.
이 연초 역시 흐린 향을 가진 보통의 담배향만 약간 남고,
잔향이 가볍기 때문에 약간의 환기로 모두 제거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당연히 주변인의 끽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룸 노트입니다.
[종합 평가 & 정리]
연도 한정판(스몰 배치)라는 점만 제외하면 매우 좋은 순수 버지니아 연초입니다
버지니아 연초가 갖고 있는, 담배 본연의 단 맛을 잘 보여주면서 함께 느껴지는 향들도 매우 좋습니다
천천히 태운다면 초보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끽연과 함께 파이프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연초입니다
항목 | 점수 (Max 10) |
평가 |
맛 & 향 Taste & Flavor |
8 | 선명하게 느껴지는 버지니아 본연의 은은한 단 맛, 그리고 고소한 맛과 향 조금씩 천천히 피우다 보면 이 모든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재우기 & 불관리 Packing & Burn |
8 | 풀기 매우 쉬운 플레이크에, 푸석한 느낌이라 재우기도 매우 편합니다 처음에 조금 꼼꼼하게 불을 붙인다면 끝까지 잘 태울 수 있습니다 |
룸 노트 Room Note |
6 | 은은하게 퍼지는 구수한 담배향 약간의 환기로 잔향을 날릴 수 있습니다 |
연초향 Pouch Note |
5 | 약한 케첩향 |
니코틴 Strength |
6 | 버지니아 연초답게 큰 부담은 없지만, 버지니아 연초 중에서는 조금 있는 수준 |
난이도 Difficulty |
5 | 재우기도 쉽고, 불 관리도 쉽고, 맛을 뽑기도 굉장히 수월합니다 |
총점 Total Score |
8 | 피우기 쉬우면서 버지니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멋진 연초 |
[H의 추천 점수]
연도 한정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정말 멋진 연초입니다
상등품의 버지니아를 엄선해서 만든 연초답게 맛과 향이 매우 뛰어나며,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가히 브라이트 버지니아 계열 연초의 수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매수', 추천합니다
위험 | 주의 | 신중 | 매수 | 풀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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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들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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