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 입니다.
파이프 담배 입문자를 위한 팁, 7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모든 파이프 흡연자들을 괴롭히는
텅 바잇(Tongue Bite)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텅 바잇(텅 바이트)라고 하는 이 현상은
파이프를 피우다 생기는, 혀에 생기는 화상을 이야기하는데,
파이프 입문자들에게서 주로 많이 나타나게 되며,
숙련자들도 가끔 가벼운 텅 바잇을 경험하곤 합니다.
또한 넓게는 혀뿐만 아니라 입천장 등,
구강 점막에까지 화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 입문 시절 텅 바잇을 굉장히 많이 경험했고,
지금도 가끔 가벼운 텅 바잇을 맞을 때가 있습니다. ^^;
텅 바잇의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혀에 까끌까끌한 느낌이 든다
2) 혀에 화상을 입은 듯한 화끈거림이 느껴진다
3) 매운, 짠 음식을 먹었을 때 혀에 쓰라림이 느껴진다
(치약거품, 가글액 등도 마찬가지)
혀 점막이 화상을 입어 다친 상태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혀가 아프고,
혀를 자극하는 음식이나 치약거품, 가글액 등이 들어오면 혀가 쓰라리듯 아픕니다.
오늘은 이 텅 바잇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텅 바잇을 피하기 위한 대책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텅 바잇의 원인]
입문자가 텅 바잇을 맞게 되는 원인은 아래 3가지입니다.
1) 파이프를 너무 빨리 뻑뻑 피웠다 (일반 궐련 피우듯이)
2) 향연초를 혹은 밝은 색의 버지니아 연초를 피웠다.
3) 벌리가 (많이) 들어간 연초를 피웠다.
이 세 가지 중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1번과 2번 원인이 주된 원인입니다.
위에서 텅 바잇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이미 입문자가 아니며, 연초에 있는 특정 성분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텅 바잇의 원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텅 바잇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 맞고 지나가면 참 좋겠지만, 일단 텅 바잇이 오게 되면
혀가 아프고, 음식을 먹을 때나 양치질을 할 때 매우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빨리 나았으면 하고 마음이 조급하게 됩니다.
(고통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든,
다시 파이프를 피우고 싶은 마음에서든 말입니다 ^^;)
자, 그럼 텅 바잇이 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쉬운 이야기지만, 몸에 난 다른 상처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덜면서 자연 치유를 기다려야 합니다.
대개 2,3일 정도가 지나면 심한 텅 바잇이라도 회복되는데,
이때 고통을 덜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점막에 가는 자극을 줄여야 합니다.
1) 맵고 짠 음식을 피해서 점막 자극을 줄이고,
2)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서 점막의 회복을 돕고,
3) 알코올 성분이 없는 가글액으로 점막을 씻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심한 텅 바잇으로 혀가 계속 따갑다면
우유를 입에 머금고 있는 방법이 유효합니다.
매운 것을 먹을 때 우유를 마시는 것과 같은 원리인데,
우유를 입에 머금고 있으면 점막이 진정되면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텅 바잇을 예방하는 법]
입문자가 텅 바잇을 예방하는 방법은
위의 텅 바잇을 일으키는 원인을 반대로 하면 되겠죠.
거기에 약간 더해서 5가지로 정리해 봤습니다.
1) 뻑뻑 피우지 말고 천천히 조금씩 피울 것
2) 불이 꺼지는 것을 신경 쓰지 말고, 꺼지면 다시 불을 붙여서 피울 것
3) 향연초와 밝은 색의 버지니아를 피할 것
4) 벌리 연초를 피할 것
5) 파이프를 피울 때 음료를 곁들일 것
그럼 이 다섯 가지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1) 뻑뻑 피우지 말고 천천히 조금씩 피울 것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피우는 것인데,
파이프 입문자들이 파이프를 피울 때 곧잘 하는 실수가
일반 궐련을 피울 때처럼 입으로 뻑뻑 피우는 것입니다.
입으로 피우더라도 천천히 조금씩 태우고,
한번 태우고 난 다음 불씨와 파이프가 살짝 식을 정도의 시간(10-20초)을
두고 피우면 텅 바잇을 방지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입으로 연무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닌,
코로 호흡하는 방식으로 연무를 빨아들이게 되면 더더욱 천천히,
편안하고 안정된 속도로 피울 수 있습니다.
파이프를 천천히, 낮은 온도로 피우기 위한 코 호흡법은
아래 링크에서 영상과 함께 배우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불이 꺼지는 것을 신경 쓰지 말고, 꺼지면 다시 불을 붙여서 피울 것
파이프는 피우다 보면 불이 꺼지기 마련입니다.
연초의 수분함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 궐련과 다르게
연초의 수분함량이 높고,
불이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한 화학첨가물이 없기 때문에
파이프 연초는 피우다 보면 중간에 불이 꺼지게 되어 있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게 하려고 이것을 의식하다 보면
계속해서 빠르게 뻑뻑 피우게 되고, 그렇다 보면 텅 바잇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때로는 이것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입문자에게 극약처방을 하기도 하는데,
천천히 한번 피운 다음, 불이 꺼지기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불을 붙이고 피우는 것을 반복하라고 조언할 때가 있습니다.
불을 쉽게 꺼뜨리지 않으면서, 천천히 계속해서 피울 수 있는 방법 역시
위에 링크한 코 호흡법으로 파이프 피우는 법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영상과 함께 배워보시기 바랍니다.
3) 향연초와 밝은 색의 버지니아를 피할 것
향연초에 있는 벌리(Burley) 연초와 밝은 색의 버지니아는
불에 태우면 염기성(알칼리성)의 연기를 만듭니다.
따라서 입안 점막에 자극을 가하게 되고,
계속 염기성 연무로 혀와 입 안 점막을 자극하다 보면
염기성에 의해 점막이 손상되는 화학적 화상을 입게 됩니다.
이것은 제가 입문자에게 제가 향연초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덧붙여 향연초에 많이 들어가는 블랙 캐번디시(Black Cavendish)는
벌리를 원료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례로 코넬 앤 딜의 U.S Black Cavendish를 들 수 있습니다)
버지니아(Virginia)를 원료로 한 블랙 캐번디시는 괜찮겠지만,
벌리로 만든 블랙 캐번디시는 벌리와 마찬가지로 텅 바잇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밝은 색의 버지니아(Bright Virginia) 연초는
향연초에 함유된 벌리(Burley)보다 염기성은 적게 띄고 있지만,
빨리 태우게 되면 뜨거운 온도에서 연소하게 되어,
연초에 있는 당분이 연소하면서 염기성의 연무를 만들게 됩니다.
(자세한 메커니즘은 추후에 별도의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간혹 향연초와 벌리 연초를 피해서 순수 버지니아 연초를 피웠는데도
텅 바잇이 왔다는 입문자들을 보면
이 밝은 색의 버지니아를 피우고 텅 바잇을 맞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처럼 텅바잇을 유발할 수 있는 밝은색의 버지니아 연초로는
대표적으로 던힐(現 피터슨)의 플레이크와 올릭의 골든 슬라이스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 어두운, 검붉은 색의 레드 버지니아(Red Virginia)를 피우면 텅 바잇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레드 버지니아는 코넬 앤 딜의 연초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제가 리뷰한 오프닝 나잇도 레드 버지니아가 사용된 대표적인 순수 버지니아 연초입니다.
4) 벌리 연초가 들어있는 연초를 피할 것
위의 이야기에서도 말씀드린 내용인데,
향 연초와 밝은 색의 버지니아를 피해서 연초를 고른다고 할 때,
벌리 연초가 들어 있는 연초 역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향 연초를 피하려다
향 연초보다 벌리 함량이 더 높은 연초를 고르게 되면
말 그대로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나게 되는 셈이지요.
따라서 연초를 고르실 때 연초 배합(Contents)을 보실 때,
벌리가 들어있는 연초는 입문 단계에서는 우선 피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벌리는 파이프 연초 중에서 가장 높은 염기성의 연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5) 파이프를 피울 때 음료를 곁들일 것
염기성 연무로 자극을 받은 혀와 입안 점막을 씻어내고,
수분으로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서 보호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원래 맛을 위해서도 음료를 곁들이기도 하지만,
이는 텅 바잇을 예방하는 데에도 유효합니다.
만약 음료가 없다면 그냥 물도 좋습니다.
저는 위의 사진처럼 커피를 곁들이거나,
혹은 물을 마시면서 파이프를 피우는데,
텅 바잇 예방은 물론이고,
파이프의 맛을 더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데에 한몫합니다.
[결론]
텅 바잇은 모든 파이프 애호가들이 항상 조심해야 할,
그렇지만 자주 만나게 되는 녀석입니다.
텅 바잇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피우다 보면 자연스레
파이프를 맛있게 피울 수 있고,
파이프의 과열을 막을 수 있고,
파이프가 축축하게 젖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혹자는 비유하길
'과열과 과도한 습도로 파이프가 망가지는 것을 막아주는 필요악 같은 존재'
라 하기도 합니다만,
저는 그런 거창한 것보다는 단순하게,
'막아야 하는, 항상 싸워야만 하는 대상' 정도로만 보고 있습니다 ^^;
텅 바잇의 화학적 화상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별도 포스팅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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