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연초 리뷰,
이번에 리뷰할 연초는 다비도프의 플레이크 메달리온*입니다.
*제목에 있는 것처럼 원래 이름인 영문명에 메달리온 뒤에 's'가 붙어 있지만,
보통 국내에서 's'를 떼고 '플레이크 메달리온'이라 하기에 이렇게 기재합니다.
버지니아/페릭 연초인데,
버지니아/페릭 연초 중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연초입니다.
이 블렌딩을 대표하는 연초를 꼽으라고 하면 파이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에스쿠도의 네이비 디럭스 롤, 던힐의 네이비 롤과 함께 꼽히는 연초입니다.
흔히들 '3대 버지니아/페릭 연초'라고들 하기도 하지요.
워낙 명성이 자자한 연초였지만, 저는 이번 리뷰 때 처음으로 맛을 보게 되었네요.
유명해서 잘 팔리는 연초이니 만큼,
생산된 지 오래된 틴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 경우에도 생산된 지 혹은 석 달도 채 되지 않은 녀석인 것 같은데,
숙성된 맛을 보고 싶다면 별 다른 수가 없습니다.
오래된 틴을 구하고 싶다면 직접 오래될 때까지 기다리며 묵히는 수밖에요 ^^;
[연초 정보] (출처 : Tobaccoreviews.com)
이 름 Name |
플레이크 메달리온(즈) Flake MEdallions |
제 조 사 Brand |
다비도프 Davidoff |
블 렌 딩 Blend Type |
버지니아/페릭 Virginia/Perique |
연초구성 Contents |
페릭, 버지니아, 블랙 캐번디시 Perique, Virginia, Black Cavendish |
연초형태 Cut |
코인 컷(컬리 컷) Coin Cut(Curly Cut) |
가 향 Flavoring |
없음 None |
판매단위 Packaging |
50 그램 틴 50 grams Tin |
앞서 말씀 드렸듯 버지니아/페릭 블렌드 연초로, 코인 컷입니다.
코인 컷의 한 가운데에는 블랙 캐번디시가 들어가 있습니다.
라고 하는데 여기서 혹시 '어?' 하시면서 제 리뷰 하나가 떠오르신다면,
그렇습니다. 기억력이 대단하시군요.
바로 피터 스토케비의 럭셔리 불스아이 플레이크와 동일한 구성, 동일한 형태입니다.
코인 컷의 버지니아/페릭 연초는 이 연초를 포함해서 앞서 말씀드린
'3대 버지니아/페릭 연초'를 비롯한 유명한 몇몇 연초들이 있는데,
피터 스토케비의 LBF는 이런 연초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연초 개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다비도프는 지노 다비도프가 설립한 스위스의 시가 회사입니다.
1969년에 설립되었는데, 창립 이후 계속 시가로 유명한 회사이며
현재에도 종자관리부터 시작해서, 철저한 품질관리로 시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 다비도프에서 파이프 연초도 만들고 있는데,
이 플레이크 메달리온 말고는 로열티라는 황금색 틴의 연초가 유명합니다.
(해외 출장시에 면세점에서도 다비도프 시가와 함께 연초를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둘 다 안 피워봤는데, 하도 주변에서
'버지니아/페릭 연초 좋아한다면 플레이크 메달리온은 피워봐라'라고 해서
이번에 결국 태워보게 되었습니다.
연초 틴을 연 모습입니다.
보통의 원형 틴과 동일한 레이아웃이네요.
연초를 덮고 있는 종이 한 장과 가운데로 오므려서 다시 한번 덮어 주는 형태입니다.
가운데에 새까만 블랙 캐번디시가 박혀 있고,
잘 말려 깔끔하게 잘린 코인 컷의 연초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연초 향(Pouch Note)으로는 아주 약한 케첩 향이 전부인데,
코를 가까이대고 맡아야 간신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약합니다.
연초 수분은 보통보다 적은 편입니다.
근데도 더덕더덕 붙어있어서 많이 뭉쳐 있습니다.
코인 컷 한 장 한 장씩 뜯어내는 데에 조심스러운 손길이 필요했습니다.
여느 코인 컷이 그렇듯, 플레이크를 풀면 전체적으로 술술 잘 풀립니다.
하지만 다른 코인 컷 연초와 약간 다른 점이 있는데,
가운데에 있는 블랙 캐번디시가 다른 연초에 비해 좀 딱딱한 느낌입니다.
풀리지 않아서 다시 손가락으로 힘을 줘서 부수듯 풀어줘야 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챔버가 좀 큰 파이프여서 코인 컷 연초를 두 장 넣고 피웠습니다.
[맛과 향]
불을 붙이면 처음에 풀 냄새가 확 들어옵니다.
연초가 생산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풋풋한 풀냄새입니다.
약간의 고소함을 담은,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덜 마른풀 냄새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부드러운 우유 같은 향과 같은,
흡사 연유같은 달달한 향이 같이 들어있는 점입니다.
그 덕분에 연무의 식감은 부드럽습니다.
블랙 캐번디시의 단맛을 기대했는데,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주로 브라이트 버지니아(Bright Virginia)의 맛과 향이 들어오는데,
귤과 오렌지 등의 새콤한 느낌과, 약간의 고소한 느낌이 맛과 향의 주된 요소입니다.
페릭에서 내는 잘 익은 과일의 시큼한 맛은 버지니아 뒤에서 보조하고 있습니다.
역시 아직은 더 익혀야 하는 버지니아의 풋내가 페릭의 향을 좀 가린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버지니아도 마냥 풋내만 내는 것은 아닙니다.
버지니아 연초 본연의 맛을 시종일관 전면에서 느끼면서
이런저런 버지니아의 다채로운 매력을 맛볼 수 있는데,
브라이트 버지니아 그 자체의 맛도 나지만,
브라이트 버지니아에서 숙성된 어두운 빛을 띤 버지니아로 가는 중간단계 정도의 맛도 납니다.
'쌀밥 같은 버지니아'라는 말이 매우 잘 어울릴법한 풀향이
연초의 전체적인 맛을 계속 잘 끌고 갑니다.
하지만 혀에서 느껴지는 맛의 강도는 그리 강하지는 않습니다.
고소한 풀 향과 함께 가끔 올라오는 자두향이 있기는 하지만,
보통의 버지니아/페릭 연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고소함과 달콤한, 새콤한 맛과 신맛 등은
혀에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연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맛이 하나 나는데,
바로 옥수수에서 느낄 수 있는 구수함입니다.
마치 삶다가 약간 눌어붙은 옥수수에서 날 법한 고소한 향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 모든 맛과 향은 아직 숙성이 덜 된 탓인지
조금씩 천천히 피우면서 느껴야 합니다.
따라서 맛이 좀 더 진하게 들어오는 연초가 취향이신 분은
몇 달간 묵혀서 피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덕분에 저도 오래간만에 미각과 후각을 총동원해서 힘을 끌어모아 리뷰 하게 되었네요 ^^;
그래도 끝까지 연초 맛이 꺾이지 않은 점은 좋았습니다.
강하든 약하든 연초가 처음의 맛을 바닥까지 내어 주는 것은 아주 좋은 점입니다.
니코틴 강도는 중간 정도로 높지 않으며,
니코틴 저항력이 약한 분들도 니코틴 펀치 걱정 없이 부담 없이 태울 수 있습니다.
텅 바잇(Tongue Bite)의 위험성 역시 없습니다.
약간 빠른 템포로 피워보기도 했는데, 점막 자극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겉절이라 그런지 유명세만큼의 맛과 향을 보여주진 못했기 때문에
좀 더 묵혀서 리뷰를 다시 해보든 해야겠습니다.
그래도 평이 좋은 연초들은 하나같이 숙성 없이 좋은 맛을 뽑아주는데,
이 녀석은 그렇지 못해서 실망이 좀 컸습니다. 정상참작이 안 될 정도입니다.
제 리뷰를 계속 봐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점수를 좀 후하게 주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 녀석은 점수를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혹시 모르죠, 한 2년 정도 묵히면... 아니 1년 더 지나면 다른 맛을 내어줄 것이 분명합니다.
다른 동호인들의 평을 참고하자면 그렇다고 합니다.
그때가 되면 다시 리뷰를 쓰게 될지도 모르지요 ^^;
[불 관리 & 잔여 습도]
불이 잘 붙는 연초입니다.
차링(Charring) 하면 연초가 약간 일어나긴 하지만,
이내 불이 잘 붙으며 깨끗하게 타 들어갑니다.
또한 파이프 과열의 위험 역시 없었습니다.
연초를 다 태운 파이프의 모습입니다.
챔버 하단과 연도에서도 습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꽤나 긴 시간을 태웠는데도 습도가 전혀 남지 않는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점에서는 꽤나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
그리고 연초의 난이도 하락에 한몫하는군요.
[룸 노트]
피우는 사람이 느끼는 맛과 향도 약하기 때문에
룸 노트도 그에 못지않게 존재감이 많이 옅습니다.
그냥 순수 버지니아, 브라이트 버지니아 연초를 살짝 태운 듯한
약한 냄새만이 남아 있습니다.
잔향이 무겁지 않아서 간단한 환기만으로 깨끗한 공기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주변인들도 싫어하지 않는 룸 노트라 할 수 있겠지요.
[종합 평가 & 정리]
시종일관 버지니아의 고소한 맛을 내어 주지만, 페릭이 많이 뒤에 숨어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명세를 느끼기에는 아직 숙성이 안 되었다는 점이 크기도 하겠지만, 그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실망이 큽니다. 숙성 후에 맛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항목 | 점수 (Max 10) |
평가 |
맛 & 향 Taste & Flavor |
6 | 브라이트 버지니아의 주된 맛인 고소한 풀내음, 새콤한 귤향이 이어지지만, 페릭의 존재감이 옅은 것이 아쉽습니다. 맛의 강도도 강하지 않았습니다 |
재우기 & 불관리 Packing & Burn |
7 | 가운데의 블랙 캐번디시를 제외하고는 잘 풀어 지는 플레이크에, 불 관리도 수월합니다 |
룸 노트 Room Note |
5 | 크게 존재감 없는, 보통의 브라이트 버지니아의 옅은 룸노트입니다 |
연초향 Pouch Note |
5 | 코를 가까이 대고 맡아야만 느낄 수 있는 약한 케첩향 |
니코틴 Strength |
5 | 니코틴 저항력이 약한 분들도 니코틴 펀치 부담없이 피울 수 있는 연초입니다 |
난이도 Difficulty |
6 | 플레이크 풀어서 재우기와 불관리, 니코틴 강도 등이 전체적으로 무난한 난이도를 보여줍니다. 다만 맛을 뽑기가 약간 어렵다는 점은 겉절이라는 것에 기인하겠지요 |
총점 Total Score |
6 | 겉절이임을 감안하더라도 유명세가 허명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마치 그냥 순수 버지니아 연초를 피우는 느낌입니다 |
[H의 추천 점수]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실망도 굉장했습니다. 숙성 없이도 맛있는 연초는 세상에 많습니다.
유명세 덕에 기본은 하고 있으나, 숙성까지 생각해야 한다면 점수는 많이 깎여나갑니다.
구매함에 있어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위험 | 주의 | 신중 | 매수 | 풀매수 |
리뷰를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들 즐파하시기 바랍니다 ^^
- 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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