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파이프 담배 끽연/파이프 제작

[파이프 제작] 브라이어 킷 1호 제작기 (1) - 다이소 실톱으론 어림없다

by 젠틀맨H 2021. 3. 9.
반응형

안녕하세요 H입니다.

 

예전에 브라이어 파이프 킷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브라이어 파이프 킷으로 나만의 파이프 만들기 - 브라이어 키트란?

안녕하세요 H입니다. 만약 어디를 보아도 내가 갖고 싶은 모양의 파이프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생긴 파이프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끝에 '없으면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

husky-h.tistory.com

이때 나왔던 브라이어 킷 1호의 제작기를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 이 킷을 깎고부터 파이프 제작에 꽤나 관심이 많아져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파이프를 만들어보고자 공구를 구입하고 공부를 하면서

취미로 파이프를 깎아볼까 합니다

 

언젠가 은퇴하면 노년의 파이프 작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브라이어는 굉장히 단단한 나무라서 깎기가 어렵습니다.

조각도 같은 걸로 깎는 건 굉장히 힘들고,

톱으로 어느정도 각을 쳐낸 다음 세밀한 부분은 드레멜같은 전동공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공구를 제대로 갖추고 시작하지 않아서 처음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오늘은 그 고생에 초점을 맞춘 1편입니다.

 

그럼 젠틀맨 H의 브라이어 파이프 킷 1호의 제작기, 보시죠.

[2020년 8월 3일, 킷을 구입하다]

 

바우엔의 풀벤트형 브라이어 파이프 킷인 에바우 2

작년 8월 3일, 한동안 접어두었던 파이프 제작을 다시 하기 위해서

자주 가는 분당 파스타바코에서 바우엔(Vauen)의 풀벤트형 브라이어 킷인 에바우(Ebau) 2를 구입했습니다.

 

다 깎고 나면 굉장히 작은 파이프가 나오는데,

바우엔의 킷은 스템이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고,

스템과 섕크가 연결되는 부분까지 가공이 되어 있어서 나중에 섕크 만들기도 편한 녀석입니다.

 

바우엔 에바우2 킷의 겉에 챔버 모양을 그린 모습

킷을 깎으려면 먼저 챔버가 어느 정도 깊이가 되는지 대략 알아야겠죠.

그래서 챔버에 손가락도 집어넣어 보고, 플라스틱 막대도 집어넣어 보고 하면서

대략 눈대중 손대중 동원해가며 킷의 겉에 챔버 모양을 그려봤습니다.

 

그리고 기성품 파이프들의 챔버 깊이를 대략 참고해서

어느 정도 높이로 챔버를 맞출지를 정했지요.

 

보통 기성품의 챔버 깊이는 35-38mm가 많습니다.

저도 대략 그 정도로 잡고 만들어야겠다 싶었지요.

 

 

[전동 드릴과 다이소 실톱으로 자르는 건 힘들었다]

 

처음에 구입했을 때에 갖고 있는 보쉬 전동 드릴로 깎아 낼 생각을 했습니다.

드릴에 목공 타공용 비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믿고 작업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헌데 드릴로는 턱없이 힘이 부족했습니다.

드릴이 좀 오래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브라이어가 생각 이상으로 단단했기 때문이지요 ㅠㅠ

 

그래서 다이소에 가서 실톱을 사서 조금 잘라봤습니다.

음... 한데 굉장히 자르기 힘들더군요.

 

그때 당시 톱질을 깨작깨작 했었는데, 그때의 사진은 지금 남아있지 않네요.

안 찍고 그냥 킷 깎기를 포기하고 내버려 두었습니다 ^^;

 

[2021년 1월 30일, 다시 다이소 실톱으로 심기일전]

 

그래서 한동안, 반년 넘기도록 갖고 있는 기성 파이프로만 피우다가....

올해 1월 말이 되어 다시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깊이 숨겨두었던 킷과 다이소 실톱을 꺼냈지요.

 

다이소에서 실톱을 사와서 브라이어 킷을 자르고 있는 모습, 참 안 잘립니다

사진의 톱날을 보시면 톱날의 이빨이 굉장히 작고 세밀합니다.

그래서 절삭력이 떨어집니다.

 

반년만에 다시 잘라봐도 공구가 좋지 못해서 역시 자르는 건 무리였습니다.

심기일전도 모두 허사로 돌아갔지요 ㅠㅅㅠ

 

손아귀가 아플 정도로 꾸욱 눌러서 잘라도 도통 잘 안 잘려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시 꺼낸 다이소 실톱, 역시 이번에도 안 잘리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바우엔 에바우2 브라이어 파이프 킷을 자르고 있는 모습, 다이소 톱으로 잘라서 굉장히 삐뚤빼뚤 합니다

한 토막 잘랐다!.jpg

 

힘들게 힘들게 어찌어찌 잘라지긴 하는데,

깔끔하게 안 잘리는 게 문제였습니다.

 

절단면도 고르지 못했고, 톱날이 잘 휘어서 자꾸 삐뚤빼뚤하게 곡선을 그리면서 톱날이 내려갔습니다.

톱날이 낭창대다 보니 제가 원하는 대로 자를 수가 없더군요.

 

다이소 실톱으로 브라이어 킷을 깎고 있는 모습

섕크가 시작되는 부분은 저렇게 투명 테이프를 감아놓고 잘랐습니다.

혹시라도 톱이 지나가서 손상되면 큰일이거든요 ^^;

 

킷의 윗부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 깎으려 한 흔적이 보입니다.

 

테두리를 커터칼로도 깎아보고, 드릴로 갈아내려고도 해보고,

톱으로 갈아내려고도 해봤는데 다 허사였습니다

 

킷이 삐뚤빼뚤 잘리고 있는 모습, 보이시나요?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한쪽에서 자르다 톱날이 잘 안 들어가면 톱날을 빼내서 반대쪽에서 다시 자르고... 이렇게 하다 보니

가뜩이나 삐뚤빼뚤하게 톱날이 내려가는 상황이었는데, 더더욱 똑바로 자르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악물고 공구 탓하지 않고 손에 물집 잡혀 가며 열심히 싸구려 톱으로 브라이어 킷과 씨름했습니다.

 

그 결과...

 

싸구려 실톱으로 약간 각을 쳐낸 브라이어 킷의 모습,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렇게 싸구려 실톱으로 대충 각을 쳐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챔버 높이는 아직 손도 대지 않았고,

좌우로도 전혀 각을 쳐내지 않아서 처음에 그려놓은 챔버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섕크 윗부분도 아직 그대로 남아있네요 ^^;

 

 

여기까지가 2021년 1월 30일 하루동안 싸구려 실톱을 들고 벌인 혈투의 결과였습니다

위에서 보면 싸구려 실톱이 지나간 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처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섕크 라인 잡는답시고 자른 라인이 왼쪽으로 크게 부풀어 있네요.

그리고 오른쪽 섕크 라인은 톱날이 지나간 흔적이 교차되어 있고요.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도 처음 나무토막 상태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지요.

 

하지만 이대로 계속 말도 안 되는 톱질을 계속할 수 없었기에

저는 좋은 톱을 구입하기로 합니다.

 

검색을 해보니 싸면서 굉장히 좋은 톱이 있더군요.

평도 괜찮은 듯해서 고민 없이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톱으로....

 

고군분투, H의 파이프 작가 지망생 일기,

다음 편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 H -

 

 

 

반응형

댓글